
아메리칸 크루저의 상징과도 같은 브랜드가 있다면, 단연코 할리데이비슨이다. 아직도 많은 수컷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지만, 그 할리가 요즘 휘청거리고 있다.
할리는 어떻게 성장했나?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의 자국기업 보호를 목적으로 700cc를 초과하는 대형 모터사이클에 무려 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스트릿 시리즈 출시 이전, 할리데이비슨의 가장 엔트리급 모델이 아이언883, 883cc였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레이건 대통령은 할리데이비슨을 콕 찍어서 키운 것이다. 이렇게 정부의 강력한 비호 아래 할리는 고속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할리가 위태로운 이유
전 세계 모터사이클 시장의 규모는 최근 몇 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지도 축소되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이와중에 할리의 매출 규모만 꾸준히 줄고 있다. 현재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크게 세 가지이다.
① 할리 매니아들이 늙어가고 있다.

할리는 R&D에 적극적인 제조사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메리칸 크루저라는 장르 자체가 출력, 성능, 신기술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할리는 늘 만들던 것을 만들었고 할리 브랜드가 갖고 있는 할리만의 레트로한 감성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할리 매니아들은 이제 점점 나이가 들고 있고 그들은 곧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를 했다. 게다가 이미 충분히 비싼 할리를 갖고 있다. 이들은 당분간 기변할 계획이 없다.
만약 할리가 지금이라도 청년층을 공략할 수 있다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청년들은, 당장이야 아이언883이나 포티에잇을 구매하겠지만, 기를 쓰고 돈을 모아 몇년 후에는 스트릿밥이나 팻밥을 사려고 할테니 상황이 반전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왜냐하면...
② 아메리칸 크루저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든 하이웨이(크루저) 장르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 그런데, 할리가 외도를 시도했던 XR시리즈를 제외하면...
물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드벤처 등의 다소 쌩뚱맞은 컨셉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터사이클이 양산될 수 있을지, 양산되었을 때 판매량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③ 트럼의 자국기업보호에 되려, 할리가 맞았다.
트럼프는 철강에 22%,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이에 대응(또는 보복)하기 위해 청바지, 켄터키 버번과 할리데이비슨에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내놨는데 할리에는 대당 무려 $2200(한화 약 265만원)의 관세를 부과했다. 문제는 할리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수입해서 쓰고 있었다는 것... 트럼프의 자국기업보호는 할리를 두 번 죽이고 있다.
레플리카같은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타는 라이더라도 언젠가 나이 들면 할리를 타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문제는 그들이 나이들었을 때 할리가 과연 건재할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