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선사의 역할
선박(여기서는 화물을 운반하는 상선으로 한정)에서의 최고책임자는 선장(Master)이지만, 항구에 정박하기 위해 대형 선박이 입항과 출항을 할 때만큼은 도선사(Pilot)가 최고책임자다.
선박을 위한 일종의 발렛파킹 서비스같은 것인데, 해당 항구에 상주하는 전문인력이 바로 도선사다. 발렛파킹이라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형선박이 입출항하는 과정은 자동차가 주차하는 것과는 그 스케일이 다르다.
항구 근처의 연안은 수심이 얕을 뿐더러, 곳곳에 암초 등의 위험요소를 직접 육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경력 많은 베테랑 선장이라도 정박하는 모든 항구의 상황을 디테일하게 알 수 없어서 존재하는 게 바로 도선사(Pilot)라는 직업이다.
2. 도선사의 연봉
국토해양부가 200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년 평균 수입이 약 3억원에 달한다. 연봉 1위 직업에 빛나는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2020년 현재의 평균연봉이 궁금해진다.
3. 그래서 도선사가 되려면 어떡해야 되는 건데?
안타깝지만 그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겠다.
굳이 비유하자면, 이런 거다.
2019년 연봉 1위 직업이 의과대 교수였다고 해서 의과대 교수가 되는 방법을 검색하는 것과 같다.
뭐 그래도 하나 하나 짚어 보자.
도선사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자격이 필요하다.
① 1급 항해사 자격증 보유
② 6,000톤급 이상의 선박에서 5년 이상 선장으로 근무한 경력
두 가지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구분할 필요가 없으니 묶어서 얘기해보면 이렇다.
도선사가 되려면, 먼저 6,000톤급 이상의 선장이 되어야 하고, 선장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항해사가 되려면, 교육기관을 통해 항해사 면허를 취득하고 일정기간의 인턴쉽을 마쳐야 한다.
잘 알려진 교육기관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해양과학고 : 3년 과정 정규 고등학교, 5급 해기사 면허 응시 자격을 얻음.
② 해사고 : 3년 과정 정규 고등학교, 4급 해기사 면허 응시 자격을 얻음.
③ 해기연수원 : 성인 대상 교육과정, 4급 해기사 면허 응시 자격을 얻음.
④ 수산대학교 : 4년 과정 정규 대학교, 4급 해기사 면허 응시 자격을 얻음.
⑤ 해양대학교 : 4년 과정 정규 대학교, 3급 해기사 면허 응시 자격을 얻음.
※ 해기사는 항해사와 기관사를 합하여 이르는 말, 기관과를 전공할 경우, 기관사를 거쳐 기관장이 될 수 있으나 선장과 도선사는 될 수 없다.
글을 정독했다면, 눈치챘겠지만, 도선사가 되려면 1급 항해사 자격증이 필요한데, 위 교육기관에서 취득할 수 있는 최고 면허는 해양대학교를 통한 3급 항해사가 끝이다. 예상한 그 것이 맞다. 상위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여기서도 실무 경력이 필요하다.
카더라에 의하면, 도선사는 해기사 중 최고 엘리트 코스이므로 해양대 출신이 아닌 경우 꿈도 꿀 수 없다고 한다.
결론을 요약하면, 이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 평생을 이 업에 종사하여 상당한 경력이 있을 때야 겨우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는 굉장히 빡쎈 직업이라는 것.